몽고침략기 리뷰

제가 만든 게임을, 오랜만에 제가 직접 해보기로 했습니다. 저의 작품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보기 위함입니다.

신마전 에피소드 1부터 몽고침략기까지, 저는 수많은 게임들을 만들어냈지만 이를 전부 플레이해보지는 않았습니다. 24세가 된 지금, 저는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이 게임들을 경험해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제가 가장 최근이지만, 10년 전에 만들었던, ‘몽고침략기’라는 게임를 리뷰해보고자 합니다. 몽고침략기는 신마전 시리즈부터 판타지 아일랜드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타성에 젖어 서양 판타지풍의 게임만 만들었던 것을 이겨내고자 만든 동양 역사물입니다.
솔직히 다 만들어놓고 생각하면, 여기저기 고증 실수나 엉성한 스토리 전개 때문에 아직도 손발이 오글거립니다만. 그 때 당시 제 능력을 모두 여기에 쏟아부은 것 같습니다. 지금 보기에는 오글거려도, 자랑스럽습니다.

찬찬히 살펴보도록 합시다. 몽고침략기는 게임의 스케일과 스토리가 전작들보다 훨씬 커서, 중간에 어쩔 수 없이 빼먹고 가는 요소가 많습니다. 스토리를 파악하시려면 직접 플레이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D

몽고침략기의 타이틀입니다. 네, 진지한 궁서체입니다. 역사물이니까요.

그리고 이거… 그림은 여몽전쟁 관련 그림을 넣고 싶었는데, 그런걸 그린 그림이 없어서 할 수 없이 고려-거란 전쟁의 민족기록화를 넣었습니다.

MG (1)

“지금 몽고군이 서경으로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좀더 리얼하게 묘사하려면 파발의 모습을 더 안습하게 그렸어야 하는건데. 제 도트 실력은 이것밖에 안 됩니다. 껄껄.

MG (2)

최우 저 녀석 제 정신이 아니군요. 평양과 개성은 지척인데, 성이 3개… 더구나 그때 몽고군의 진군속도라면 개성은 금방 땡입니다. 물론 최우는 저런 말 한 적이 없어요. 또 고증 오류. 그냥 역사물이 아니라 판타지물 보는 자세로 보시는 것이 속 편합니다.

MG (6)

MG (8)

그러는 도중, 고려는 완전히 몽고군에게 털려버립니다. 그리고 저 건물들도 다 불에 타버렸을거예요. 지금도 이 시기 이전의 목조 건축물은 한반도 상에 전혀 남아있지 않다고 하니…

MG (10)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샥샥샥 으악 으악 으악
MG (11)

그렇게 안습한 시대에 살고 있는 남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전역하고 민간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아저씨 친오빠를 뒷담화하고 있는 김태영 양. 그것도 동년배가 아니라 아줌마들이랑… 세대차이 그런 거 없다!
MG (25)

오빠의 역습
MG (26)

하지만 뒷담화고 뭐고, 아버지가 위험에 처했습니다. 산 밑에 있는 대도시 평양에는 몽고군이 싸그리싹싹 쓸어담고 있는 중. 산속 마을이라서 그런지, 몽고군이 쳐들어왔어도 전혀 긴박함이 없는 이 마을과의 이질감은?!
MG (29)

김태세-김태영 남매 출동!
MG (30)

서경은 이미 불에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MG (34) MG (35) 주변은 싸늘한 시체와 타오르는 가옥들 뿐인데 아이는 혼자 외롭게 살아남았습니다.

MG (39)

RPG만들기 2003으로 만들어진 몽고침략기는, 횡스크롤 뷰의 턴 방식 전투를 택하고 있습니다. 무술과 도예술을 적절히 배합해서 전투하는 묘미가 있습니다.
MG (37)

MG (38)

“고려 최고의 도예가를 끌고 오라는 도르치타이님의 명이다!”
MG (42)

외적에 맞서 싸우는 한쿡 남자의 패기! 본격 1:3 매치!!…가 아니라 든든한 여동생과 함께 하는 2:3 매치!
MG (43)

역시 군필자는 대단합니다. 세계구급으로 날아다니는 몽고군을 보기 좋게 발라버리는 김태세!
MG (44)

쟤들 나중에 몽골로 돌아가면 많이 힘들어지겠어요. 바이바이.
MG (45)

잠깐 게임 메뉴 시스템을 짚고 넘어가죠. Esc 키를 누르면 나오는 메뉴입니다. 고수 이박사님이 만들어주신 그림입니다.
MG (32)

RPG만들기2003에 새로 추가된 스테이터스 보기 메뉴도 있고요. 역시 전역한 지 얼마 안 되어 별 다른 직업이 없는 김태세는 평민입니다.
MG (36)

다음 스토리 전개에 대한 가이드도 친절하게 나옵니다!
MG (54)

상점을 보시면, 판타지 아일랜드 시리즈에서 문제가 되었던 밸런스 문제도 많이 해결된 것 같습니다… 물론 나중에 나오는 화포류나 전설의 무기류 아이템에서 밸런스가 깨지게 되지만.
MG (23)

개성으로 어떻게 피난을 가기는 했는데, 거기서 뿅 가버린 김태세. 얼레리 꼴레리. 이 둘의 관계는 몽고침략기를 모두 플레이하시면 알 수 있습니다. 헤헤
MG (73)

어…
MG (74)

분위기 브레이커 김태영
MG (78)

“쥐고기 사왔소!!” 김태영은 식성이 괴이합니다.
MG (77)

결국 개성에서 강화도로 또 피난을 가게 되는데, 조정에서 고액의 돈을 받고 탑승시켜줍니다. 아버지가 도예가로서 이름을 날리는 사람이라서 망정이지…
그리고 이 배에서 조금 수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배에 화포가 장착되었다는 것! 고려 말기에 최무선이 중국으로부터 화약 무기 제조법을 빼오기 전까지는 변변한 화약 무기가 없었는데… 예, 고증 오류입니다. 더구나 배에 화포를 저렇게 많이 실은 것은 더욱더 훗날의 일이죠. 임진왜란이라던가…
MG (86)

스토리를 모두 리뷰에서 다루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고 해서, 스토리의 약 20% 정도만 보여드렸습니다. 사실 몽고침략기의 스토리는 굉장히 큰 대하드라마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제작에 임했었는데, 이게 만들다보니까 말처럼 쉽지가 않더라고요. 지금의 저라면 처음부터 치밀하게 스토리를 짜서 진행했을 겁니다.

아, 그리고 이야기 중간 중간에 극단적인 민족주의 혹은 오글거리는 환빠물(…)로 치닫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10년 전 제가 어렸을 적의 생각임을 감안하시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껄껄

지금 판타지 아일랜드의 리메이크를 준비중이지만, 몽고침략기 역시 뜯어고치고 싶은 부분이 한 둘이 아닙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점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몽고침략기는 제작 후 10년이 지나고 제가 직접 해보아도, 재미있었고 몇몇 장면에서는 아직도 흥분이 가시질 않습니다.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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