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아일랜드 1 리뷰

제가 만든 게임을, 오랜만에 제가 직접 해보기로 했습니다. 저의 작품을 돌아보며,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보기 위함입니다.

신마전 에피소드 1부터 몽고침략기까지, 저는 수많은 게임들을 만들어냈지만 이를 전부 플레이해보지는 않았습니다. 24세가 된 지금, 저는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이 게임들을 경험해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제가 만든 자유형 게임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자부했던, 판타지 아일랜드 1을 해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제가 14세 때 만들었던 작품입니다. 이 작품과 판타지 아일랜드 2를 마지막으로, 자유형 게임은 그만 만들게 되었고, 기획 스토리형 작품인 몽고침략기를 만들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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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바람의나라 증보판도 만드셨던 고수이박사님이 만들어주신 판타지 아일랜드 1 타이틀 화면. 그 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봤는데, 지금 다시 보니까 조금 무섭네요. 그리고 저기 ‘New Heros’가 아니라 ‘New Heroes’죠. 여기서도 오타가 발견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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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플레이를 진행하는데 그다지 상관 없는 제이슨과 스펠레온의 ‘사마 제거 작전’으로 게임의 막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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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아일랜드 1의 최종보스인 사마의 방은 스위치 두개 누르니까 아주 쉽게 열립니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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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우리를 애송이로 보지 말라능! 이야아아아아아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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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 : (피식) “반사” “다크 홀더나 먹어랏 크크크”
다크 홀더는 판타지 아일랜드 1의 클래스 중 하나인 샤먼의 최고 기술인데, 여기에 오프닝의 주인공 제이슨과 스펠레온이 한방에 가버립니다. 껄껄. 지금 제가 판타지 아일랜드를 리메이크한다면, 이렇게 시원찮게 만들지 않았을 거예요. 연출력이 너무 부족했다고 봅니다. 몽고침략기에서 그나마 이런 오글거리는 연출이 개선되기는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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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판타지 아일랜드 1의 최종 목표는 판타지 아일랜드에 서식하는 절대악인 ‘사마’를 물리치고 신이 내린 선물을 받는 것입니다. 원래 판타지 아일랜드 1은 완전한 자유도를 추구해서 스토리를 넣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러자니 너무 붕 뜨는 느낌이 들어서 억지로 우겨넣게 되었지요.(…) 그렇게 되다 보니, 이런 오글 연출의 참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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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아일랜드 1에는 9가지의 클래스가 있습니다. 파이터, 아쳐, 크로스보우맨, 매지션, 피스트, 샤먼, 드루이드, 시프, 몽크. 아쳐와 크로스보우맨, 매지션과 샤먼은 도대체 왜 나누어놨느냐고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딱히 신경쓰지 맙시다
이 중에서 끌리는 대로, 샤먼을 고르도록 하겠습니다. 초반 체력이 적어서 초반에 굉장히 고생하고, 후반에는 강한 공격력으로 뒤늦게 전성기를 맞는 피곤한 클래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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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에는 로랜시아 마을에서 시작합니다. 전작들과는 달리, 판타지 아일랜드 1에 나오는 마을들은 꽤 특성이 있습니다. 로랜시아 마을은 풍요로운 평원, 겐츄럴 마을은 활발한 항구, 레이든 마을은 낭만이 넘치는 곳.
일단 초반에는 로랜시아 마을에서 할 수 있는 퀘스트를 최대한 클리어해서 레벨을 빠르게 올리도록 합니다. 먼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퀘스트가 바로, 길 잃은 할아버지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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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를 찾으니, 할아범(?)이 인벤토리 창에 들어와있습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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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는 퀘스트, 초반에는 슬라임이나 사냥해줍시다! 슬라임을 하나씩 톡톡 잡다보면 금방 레벨 5~7에 이르게 됩니다. 그 후 조금 더 발전된 공격 마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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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된 공격 마법을 배웠으면 오크 사냥을! 오크 사냥터에서는 꽤 오랫동안 머물러야 합니다. 다음 사냥터가 바로 고블린, 고스트 쪽인데, 샤먼은 특유의 저체력 특성(…)이 있어서 고블린이나 고스트한테는 한방에 죽습니다. 흑흑. 힘을 길러야 해요. 약 레벨 15 정도까지는 근성으로 여기서 버텨야 합니다.
지금 보니 화면 왼쪽 위에 HP/MP GAGE라고 쓰여 있는데, HP/MP GAUGE라고 쓰는 것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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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은 경우, 레벨 15까지 근성으로 오크를 잡으며 버텼습니다. 그 후 트랜드럴 마을 선착장에서 1000파로의 거금(!)을 주고 인다스 섬으로 떠납니다. 판타지 아일랜드 1은 초반에 들어가는 돈도 산더미인데, 주는 돈이 너무 적어서 1000파로는 참으로 귀중합니다. 이 게임을 리메이크하게 된다면, 물가 안정부터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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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킬 배울 때 수업료가 정말 가관입니다. 제가 레벨 15일 때 전재산을 긁어봐야 1만 파로 남짓인데, 고스트 스톰 하나 배우면 무기/방어구 및 포션을 살 돈이 없습니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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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돈을 마련하기 위해 2차 직업이라는 시스템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광산에서 노가다를 하다 보면 광물을 얻을 수 있는데, 그 수입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포션값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보기에는 최악의 시스템입니다. 감동도 재미도 없는 시스템. 손가락이 아프고 엔터 키만 닳지요. 리메이크하게 된다면, 2차 직업 시스템도 전면 보완 혹은 폐지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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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다스 섬에 도착! 인다스 섬은 눈으로 뒤덮여, 극지방을 연상케 하는 동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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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다스 마을의 소년. 얼음판 깔고 자면 입 돌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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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다스 섬에는 조금 숙련된 초보자들이 사냥하기에 좋은 던전 두 곳이 있습니다. 고블린과 골렘들이 마구마구 튀어나오는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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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다스 섬에서 고블린을 잡는 것이 원활하지 않아, 샤먼 특유의 소환수도 불러내고 용병도 고용했습니다. 검사와 궁사 모두. 용병 고용비도 꽤 만만치 않습니다. 후반에야 돈 수급이 원활하지만 지금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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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와 궁사는 모두 스킬을 배울 수 있는데, 검사는 파이터의 기술을 거의 그대로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반면, 궁사는 멀티플 샷이 유일한 스킬이며, 이것도 수련을 해야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나마 그 수련마저도 2차 직업과 같이 엔터 노가다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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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가는 확률이 명중 확률보다 더 많아서 하다보면 꽤 열 받습니다. 게다가 명중을 해도 항상 수련도는 1씩 올라가고… 수련도는 100을 전부 다 채워야 멀티플 샷이 1 레벨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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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레벨업을 하다 보니, 본 캐릭터는 레벨 28, 검사와 궁사 용병도 비슷하게 맞추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하는데도 굉장히 지치네요. 다른 게임은 재미라도 있으면서 지치는데, 판타지 아일랜드 1은 그런 접착제 같은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싱글 바람의나라가 더 재미있던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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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캐릭터의 스킬은, 오프닝에서 사마가 사용했던 다크 홀더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전체 마나의 절반이나 잡아먹는 괴물같은 스킬. 다행히 데미지도 굉장해서 밸런스는 얼추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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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제가 들른 마을은 레이든 마을. 낭만이 넘치는 곳 답게, ‘비틀비틀 밴드’가 상시 공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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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든 마을의 선착장은 폐‘쇠’되어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이 마을의 항로는 판타지 아일랜드로 향하는 배편 뿐인데, 모종의 이유로 폐쇄되었지요. 판타지 아일랜드로 가려면, 해저터널을 통해서 가야 합니다.

총평
저는 그 때 당시 나름 자부심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실제로 해보니 참 흠이 많아 보입니다. 역시 세월이 많이 흐른 탓인걸까요.
그러면서도 리메이크하고 싶은 욕구가 가장 큰 게임입니다.
서둘러 뭐라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만 들게 되는군요.

1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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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p 가겤ㅋㅋㅋㅋㅋㅋ
    hp gage에서 뭘파나요?
    ->프린터를 팝니다.

  2. 샤먼 후반가면 그냥 마법 한방에 순삭당함

  3. 템 갈아맞추는 재미가 쏠쏠함

    치트오매틱 쓰니까 편리하더라고여 낄낄

    • 치트를 쓸 정도로 어려운가보군요 ㅠㅠ 저도 어려웠으니…
      나중에 밸런스 패치라도 해서 다시 내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4. 솔직히 저는 이게 제일 재미있었어요 ㅋㅋ
    진짜 궁수 멀티플 노가다한다고 엔터 계속누르고있고…
    어부해서 엔터 계속누르고 ㅋㅋ

    • 그런가요?
      제가 만들었지만, 궁사 멀티플 샷 훈련으로 노가다할 때는 너무 답답했습니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서 게임을 하는 열정이 어렸을 때 만큼 되지 않아서 그럴 지도 모르겠어요. :)

  5. 2차 직업이라던지 그런 건 일단 시도도 좋았고 나름대로 참신한 요소였다고 생각해요 ㅋㅋ

    이번에 리메이크 하게 되면 서프라이시아나 이브처럼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ㅋㅋ

    • 감사합니다. (__)
      물론 판타지 아일랜드 전작들의 재미있는 요소들도 계속 계승하고자 합니다. :)
      다른 게임들도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재미 요소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때늦게(?) 다른 RPG들을 쭉 공부하고 있습니다. ㅎㅎ
      충분히 리메이크된 판타지 아일랜드에도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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