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도쿄에서 사온 아이팟을 고쳤다.
옛날부터 갖고싶었다고 생각했지만, 나를 흐름에 맡긴 채 살다보니 안타깝게도 단종해버린 제품이다. 이 녀석을 도쿄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배터리가 부풀어오르고 앞면에 흠집이 가득했다. 2.5만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에 집어와서, 거금을 들여 배터리, 앞면 외장과 액정을 바꿨다. 거의 새 기기를 만드는 수준의 수리였다. 수리하고 나서는 너무 사랑스러운 녀석이 되었다.
물론 요즘은 스마트폰이라는 더 편리한 녀석이 있지만, 편리함에 익숙해지다보면 자신을 잃고 흐름(streaming)에 떠내려가게 되더라. 흐름에 익숙한 사람이 되지 말자.


저 아이팟에 음악을 넣기 위해, 얼마 전 책장 한켠에 있던 음반들을 왕창 꺼내서 리핑하는 대작업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