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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 4 리마스터 – 티알 플레이 (2)

이번 리뷰에는 저희 감상평을 여과없이 쓸 예정이므로, 다수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항해시대4에서 티알로 다시 플레이해보면서, 애정이 가는 캐릭터가 몇 명 있었습니다.

먼저 사무엘 칸입니다. 유목민 출신으로, 요리 솜씨가 매우 뛰어난 이 친구.

티알의 진정한 조력자입니다. 물론, 다른 조력자가 한명 더 있기는 합니다만… 진정한 마음으로 티알을 대해주는 사무엘 칸은 엔딩을 보는 그 날까지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옆에서 드라마 다 본 료케 아저씨.

그 다음으로는 클리퍼드입니다. 클리퍼드는 티알과 마리아 스토리에서 꽤 비중 있게 나오는데요. 특히 티알 스토리에서는, 해양 후발주자 영국의 검은 속내를 상징하는 인물이 됩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별다른 힘이 없는 영국인지라, 이 스토리에서 클리퍼드는 그저 공주님 바라기 (…) 만으로만 나옵니다. 이 이벤트도 참 재미있습니다.

꺼져 스페인 놈들아! THIS IS NETHERLANDS!!!

그리고 릴 알고트. 암스테르담에서 모직물을 들고 광정에 가면 나오는 이벤트에서 등장합니다. 사이다 같은 릴 알고트의 입담을 보며, 네덜란드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동아시아에 가면 우리의 유문 제독이 나오지요. 조선수군을 통솔하는 입장이니, 수군’절도사’가 아니라 ‘삼도수군통제사’쯤 되는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절도사는 특정 지역의 수영을 담당하는 관직이라네요.

세계를 돌아다니며 방해가 되는 세력은 모두 해산시켰지만, 조선수군만큼은 멀쩡히 남겨두었습니다. 양심이 찔리니까요.

조선 이벤트의 경우에는 ‘절도사’라는 호칭 외에도 불편한 점이 다수 있습니다.

  1. 한성판윤의 복장이 왜 중국식 복장인가?
    조선의 그 예쁜 관복들은 어디에 두고 중국식 복장인가 싶습니다. 원의 속국이었던 고려도 아니고, 조선의 한성판윤이 저런 복장이라니요. 이 부분은 리마스터판에서 고쳐지길 바랐는데, 전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2. 뇌물로 만사가 이루어지는 조정?
    조선은 성리학의 나라입니다. 그만한 성리학적 근거, 명분이 없으면 제 아무리 뇌물을 줘봤자 통하지 않지요. 중앙 관료에게 뇌물 몇푼 찌르는 것보다, 상소 폭격을 날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요. 어설프게 뇌물을 찔렀다간 의금부 직행입니다. 이건 정말 조선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이벤트가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불편한 캐릭터도 있었습니다.

대항해시대4의 으뜸가는 운동권, 료케 시사.

티알의 조력자이긴 하지만, 왠지 자신의 야심을 위해 티알을 이용한다고 보기에 충분합니다. 티알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항상 불편했던 인물이죠.

자기의 본국이 멸망당한 입장인지라, 스페인에 대해 눈알이 뒤집히도록 달려드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만.. 자신의 신념에 지나치게 함몰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끝까지 의견이 대립하는 티알과 료케.
  • 티알: 어차피 백인이나 인디오나 서로 섞여버렸는데, 이대로 잘 지내자.
  • 료케: 뭔 소리냐? 우리 민족의 나라를 그렇게 꿈꿔왔는데?

결국 엔딩 씬까지 티알과 료케는 인디오의 나라에 대한 관점에서 대립하게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료케의 생각이 조금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백인-인디오의 혼혈이 많아진 상황에서, 과연 민족주의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그 상황에 맞게 이념도 발전시키는게 맞지 않은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료케 시사는 제작진이 일부러 플레이어에게 ‘불편함’을 심어주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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