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Q10 리뷰

드디어 블랙베리 Q10을 샀습니다! 기존에는 갤럭시 노트 2, 넥서스 5 같은 안드로이드 폰만 쓰다가, 쿼티 자판과 생소한 OS를 쓰고 싶어서 한 번 사보았습니다.

험난한 구매 과정

블랙베리 계열 스마트폰은 예전부터 눈독 들이고 있었는데, 평소에 접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에게 구매하는 용기를 준 사건이 일어나는데…

지금도 하고 있는 블랙베리 공식 온라인 샵 세일!!! 가격이 $399였던 블랙베리 Q10과 Z10이 $100 할인되어 $299에 판매되고 있던 것입니다! 저는 이걸 보고 직수입 구매하기로 마음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주문한 Q10은 지금까지 2주일 간 배송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를 참다 못해 아예 국내에서 ‘거의 쓰지 않은’ 중고를 매입했습니다. 어차피 이미 이 세일로 인해 국내에 Q10의 물량이 많이 풀려서 중고 가격도 내려갈 대로 내려간 상황이었습니다.

아니, 2주일이나 배송이 지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블랙베리 고객센터에서는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 나중에 배송받으면 수취 거부를 해라” 이러더라고요.

역시 고객센터를 아웃소싱하니 이런 사태가 벌어지네요. 정말 하는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얘네들.

저는 배송을 참지 못하고 Q10을 국내에서 중고로 구입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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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모습

드디어 제 손에 폰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색상은 진리의 화이트.

쿼티폰이라서 버튼도 크고 폰 자체의 너비도 넓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작고 좁은 폰입니다.

제가 손이 작은 편이라서 이런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이폰 같이 작은 폰을 좋아하거든요. 갤럭시 노트 같은 경우에는, 와콤펜은 좋았지만 너무 넓적한 그립감이 부담스러웠습니다.

뒷면은 울퉁불퉁하고 고급스러운 마감으로 처리되어 있어서 더더욱 잡기 좋습니다. 기름때가 잘 끼지 않는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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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티의 감동

Q5의 자판은 키가 서로 의존적으로 움직이는 반면, Q10의 자판은 각 키가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자판을 누르는 맛이 시원시원합니다.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멤브레인 키보드와 펜타그래프 키보드의 차이에 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터치 자판보다는 압도적으로 느낌이 더 좋고요.

블랙베리의 자판을 한번 만져보면, 불쾌한 터치 키보드 입력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직관적인 UI

솔직히 저는 블랙베리 OS에 대해서는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 블랙베리가 이제 플랫폼이 죽어서 망할 직전이라더라, 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러나 의외로 UI는 꽤 직관적이었습니다. 예전의 HP의 Web OS와 비슷한 카드 UI가 바로 그렇습니다.

처음 이 OS를 접하는 사람이라도 아래에서 위로 올려서 홈 화면으로 가는 행동 등을 직관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학습용이성 하나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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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와의 불안한 동거

아이폰의 성공 이후, 블랙베리 OS는 항상 “부족한 앱 생태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단번에 해결하기 위해, 블랙베리 OS 10부터는 안드로이드 앱을 가상화 환경에서 동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Snap이라는 앱을 설치하면, 블랙베리폰에서 구글 플레이 스토어 계정으로 로그인하여 앱을 다운로드하고 사이드로딩까지 해줍니다! 내가 못 하면 남의 것을 빌려 쓰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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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앱들은 잘 동작하지만, 일부 앱들의 경우에는 호환성 문제가 있어서 동작하지 않거나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동작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써본 앱들 중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앱은 다음과 같습니다.

  • 카카오톡: 동작은 되지만, 주소록과 동기화 시 이름이 깨지는 문제 발생(BB OS 10.3에서 수정 예정)
  • Youtube, Google Map, Google Play Music, Google Play Book, Google Play Movie, …: 구글 플레이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아 실행 불가
  • 대다수의 은행 앱들
  • 작은 해상도가 지원되지 않는 앱들

카카오톡은 그럭저럭 쓸만하지만, 유튜브와 구글 맵이 안 되는 것은 정말 치명적입니다.아니 내가 고자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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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에게는 어색한, ‘쿼티 탈출 작전’

제가 이 폰을 쓰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

PC도 마찬가지로, 모름지기 키보드는 ‘단축키’로 완성되는 법입니다. 번거로운 마우스나 터치 동작보다는, 빨리 접근할 수 있는 키보드 버튼 동작이 직관적이지는 못하더라도 훨씬 ‘편리’하죠.

블랙베리에 단축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웹 브라우저에서는 p와 n 키로 페이지 내비게이션이 되고, t와 b, space 키로 스크롤이 가능합니다. 그 외에 w 키로 모든 탭을 볼 수 있으며 k 키로 북마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단축키가 없습니다. 전화와 같이 특정 번호 키를 누르면 자주 찾는 웹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 같은 편의 기능을 더 넣을 수 있습니다. 이런 세심한 고려가 없다는 점이 너무 아쉽습니다.

또한 방향키가 없습니다. 전작에 있던 트랙패드가 사라지고 모두 터치 기반으로 바뀌었습니다. 드래그나 커서 이동을 모두 방향키 없이 터치 동작으로 하려니 아주 죽을 맛입니다. 그것도 iOS 같이 깔끔하게 되는 것도 아니니…

아무래도 최근 경쟁하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풀 터치 기반이라, 이를 따라가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만… 이런 ‘쿼티 탈출 작전’은 정말 어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블랙베리를 더 이상 선택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블랙베리 Q20 같은 후속작이 나올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후속작에서는 부디 자판의 활용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으면 합니다.

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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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보고 갑니다~ :-) 다음 작에서는 메뉴키와 종료 통화 물리키들의 부활을 기원해봅니다 ㅠ^ㅠ 힘내 너 이자식아!!

  2. 오오 리뷰를 하셨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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