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를 한창 쓰다가, iOS의 샌드박스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넘어왔습니다. 기존에도 넥서스 7을 사용하긴 했지만, 너무 광활한 베젤과 두꺼운 두께에, 진동 모터 조차도 없어서 실사용에는 무리가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얇고 베젤도 작으면서 진동 모터도 있는 갤럭시 탭 S 8.4를 구입했습니다.
가볍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들었던 첫 인상입니다.


AMOLED를 디스플레이로 사용하여 디스플레이 쪽에서도 무게를 많이 줄였고, 하판 소재도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더구나 디스플레이 베젤도 매우 얇은 편이라, 손에 쥐기에도 편합니다. 아이패드 미니 2세대 만큼이나 그립감이 좋습니다. 특히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저에게는 매우 편했습니다.
탁월한 야간 독서기

갤럭시 탭 S 시리즈가 AMOLED를 채용하고 있는 것을 이용해, 밤에 책을 읽을 때 눈의 피로를 덜게 할 수도 있습니다.
AMOLED는 LCD와는 달리 화면에 검은색이 출력되게 할 때 아예 광원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많은 E-book 앱에서 검은 배경 모드를 지원하고, 심지어는 pdf 앱에서도 색 반전 모드를 지원하는 것이 많아서, 검은 배경을 만들기는 쉽습니다. 덕분에 이 기기로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LTE, 3사 모두 이용 가능
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태블릿을 많이 사용하여, LTE도 가능한 모델이 필요했습니다. 구입 당시에는 아쉽게도, 갤럭시 탭 S 8.4의 LTE 버전이 출시되지 않아서 홍콩판(SM-T705)을 구입했습니다.
이 모델은 아래와 같이 6개 대역의 LTE-FDD 주파수를 지원합니다.
- 20대역 800MHz
- 5대역 850MHz: LGU+, SKT
- 8대역 900 MHz: KT
- 4대역 1.7GHz
- 3대역 1.8GHz: SKT, KT
- 1대역 2.1GHz: LGU+, SKT
- 7대역 2.6 GHz: LGU+
보시다시피, KT, SKT, LGU+ 3사 모두의 LTE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심을 꽂으면 KT와 SKT만 기본적으로 지원하며, LTE 데이터 뿐만 아니라 전화와 문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LGU+는 WCDMA 3G/전화망을 지원하지 않고, 이 기기가 VoLTE도 지원하지 않아서, 전화/문자를 LGU+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 제품으로 LGU+ LTE 데이터라도 쓰려면 별도의 설정을 거쳐야 합니다. 저는 LGU+ LTE 라우터가 있어서, 약간의 설정을 거치고 난 후, 유심을 끼워서 데이터만 사용했습니다. 이에 대한 설정은 이전에 올린 글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 갤럭시 탭 S 8.4 LTE LGU+ 라우터 유심 이용하기
LGU+ LTE를 사용했을 때, 아래와 같이 속도도 준수하게 나왔습니다.

유용하지만, 무질서한 멀티 윈도우
갤럭시 탭 시리즈의 최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기능이 바로 멀티 윈도우입니다.
카카오톡을 하면서 동영상을 본다던지, 웹 서핑을 하면서 트위터를 하는 동작이 가능합니다. 초기의 갤럭시 탭에 비하면 멀티 윈도우를 지원하는 앱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아직 세 가지의 문제점이 남아있습니다. 첫째, 아직 기본 앱 중 하나로 들어있는 Dropbox 조차도 멀티 윈도우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갤럭시 탭만의 킬러 기능을 잘 사용하는지 정도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게 실망스럽습니다.
둘째, 멀티 윈도우 모드와 안드로이드 IAC(Inter-app Communication; 앱 간 통신) 기능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멀티 윈도우 모드에서 실행한 Gmail 앱에서 첨부 파일을 열면 다른 윈도우에서 그 파일이 열려야 할 것 같은데. 왜 이런 시나리오들을 고려하지 못했는지 아쉽습니다.


셋째, 멀티 윈도우 서랍이 안드로이드의 앱 간 전환 화면과 기능이 중복되는 면이 있습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둘 다 앱을 실행하는 편의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하게 하단 메뉴, 우측 메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UX를 통합할 필요가 있습니다.
편리한 파일 관리
아이패드보다 편리한 점은 바로 파일 관리였습니다. 아이패드는 iOS의 application sandboxing 때문에, 파일이 서로 다른 앱에서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 정도에서는 이런 정책이 크게 불편하지 않지만, 생산성 앱을 많이 사용하는 태블릿에서는 이 점이 매우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이런 점 때문에 갤럭시 탭 S를 선택했는데, 파일 관리를 위한 UI가 잘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런처 화면의 좌측 하단에 파일 관리자로 들어가는 버튼이 있습니다. 또한 이 파일 관리자도 다른 제품의 것과는 달리, 태블릿의 큰 화면을 활용하기 좋게 split view로 만들어졌습니다.
기본 앱 중 최고, 한컴오피스
저는 한컴오피스 PC판도 정품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UI나 기능이 MS오피스보다 나은 점이 없으며, hwp 파일을 다룰 때 외에는 쓸 일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갤럭시 탭 S 8.4에 기본앱으로 들어있는 한컴오피스에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급할 때 doc, ppt 뷰어 정도로 써야겠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안드로이드용 한컴오피스가 좋았습니다. 아이패드용 MS 오피스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봤던 태블릿 오피스 앱 중에서 가장 많은 기능을 제공하며, UI도 편리합니다. 또한 MS오피스의 파일 포맷인 doc/docx, ppt/pptx, xls/xlsx와 호환이 매우 잘 됩니다.
발군의 성능, 아쉬운 배터리
갤럭시 탭 S 8.4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5420를 사용하고 있어서 성능도 좋습니다. 모든 앱을 사용하면서 버벅이는 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기존 스마트폰 앱 조차 제대로 동작하지 못했던 갤럭시 탭 10.1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입니다.
배터리 시간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제가 배터리 타임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아이패드 미니 2세대 비해서도, 배터리 타임이 조금 짧았습니다.
UI가 너무 작다

모든 안드로이드에 해당되는 말이지만, 아직 안드로이드 앱들은 태블릿에 어울리는 옷을 전혀 입지 않았습니다. 안드로이드가 버전업이 되면서 split view 같은 태블릿 UI를 지원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앱 개발자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dpi 자체도 너무 높아서 Chrome 웹 브라우저를 쓸 때도 글자 크기를 미리 크게 늘려놓지 않으면 읽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를 잘 해결했던 아이패드와 매우 대조되는 점입니다.
총평: 하드웨어는 좋지만 산산조각난 UI를 짜맞춰야 할 듯
갤럭시 탭 S 8.4는 초기의 갤럭시 탭 10.1에 비하면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도 이제 아이패드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이 없습니다. 더구나 멀티 윈도우라는, 아이패드가 아직 채용하지 않은 좋은 태블릿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킬러 기능을 살리기 위해, 기본 앱의 UX를 정리하거나 안드로이드의 시스템 메뉴와 통합하는 노력이 적었다는 점은 실망스럽습니다. 이런 UX 통합이 없으면 다른 태블릿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